허성욱 목사 칼럼 - 스크랩

기사입력 2019.02.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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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난 해 가을 어느 날, 문학청년 시절에 나래 시조 동인으로 활동한 이창희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은퇴를 앞두고 밥 한번 먹자는 내용. 약속한 날, 울산으로 향했다. 가끔 창조과학 또는 상담 강의하러 울산에 다니곤 했다. 그렇지만 그 때 마다 갈 곳이 다르기에 늘 길이 눈에 설다. 그 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번 길을 물으며 목적지에 닿았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낭송 등 여러 순서가 진행되는 동안, 모인 분들의 면면을 보며 참 의미 있게 사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크리스천문협 활동을 같이 한, 두 분 목사님과 나래 시조 동인 두 분이 보였다. 참 오랜만의 만남이다. 순식간에 근 40년 전으로 돌아가 옛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돌아오는 도중에 박영식 동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필자의 옛 작품을 보며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시절 샘터라는 잡지가 있었다. 시조 부활 운동의 일환으로 매월 투고된 시조 다섯 편과 심사위원의 평을 게재하고, 한 해 동안 발표된 55편의 작품 가운데서 세 편을 골라 시상하는 일이 있었다. 정작 당사자인 필자는 잊고 있었는데 박영식 동인이 그 작품을 스크랩해 두었던 모양이다. 고마웠다.
며칠 후 갑자기 신문 잡지의 기사 스크랩만 스크랩이 아니라 살아온 기억도 스크랩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개 관심 분야의 내용이 담긴 것을 스크랩하기 마련이다. 기념이 될 만한 것에서 부터 참고 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에 관심이 가기도 하고 극히 중요한 분야의 것만 스크랩하기도 한다. 때로는 스크랩해 두지 못한 것으로 인해 안타까울 경우도 있다.
요즘엔 TV화면도 스크랩 된다. 어떤 유명인에게 문제가 불거지면 그의 과거 언행이 현재 일과 함께 대비되면서 TV 화면을 가득 채운다. 어떤 특정 집단과 관련해서도 그렇다. CCTV에 잡히기도 한다. 자신의 일을 자신이 스크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기념할 만한 것으로 스크랩북을 채운다. 그런데 타인은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오늘 나의 어떤 언행이 타인에게 스크랩되고 있을까?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지극히 조심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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