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효 목사의 목양칼럼 |

최 선(最善)
기사입력 2018.12.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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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의 마을에 있는 구포 무장애 숲속 길을 오르며 이런저런 사색에 젖어 걷고 있을 때 무심코 눈길을 끈 장면이 있어 폰에 담으며 최선(最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보았다. 첨부한 사진은 큰 바위 틈 사이로 아주 굵은 소나무 한 그루가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다. 보는 이마다 각자의 가치관과 관점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붙여 그 의미를 새기거나 교훈을 얻고 전하려 할 것이다. 아니면 그냥 아무런 의미를 주지 않은 채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는 저 소나무를 보는 찰나에 떠오른 단어가 최선(最善)’이었다. 그 이유는 ! 소나무야 넌 왜 거기 서 있니?”라고 물었을 때, “그야 공교롭게도 내가 아주 작은 씨앗일 때 여기 떨어졌는데, 어떻게 할 수 없는 나의 선택은 이 자리에서 살아남아 나의 존재감과 제 몫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지라는 확고한 대답을 하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 모진 세월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좁고 좁은 두 개의 큰 바위틈을 비집고 파고들어 뿌리를 내린 최선(最善)을 그 누가 폄하하여 비방할 것이며 무관심할 수 있을까? 인생 칠십 계단을 밟고 선 필자이지만 저 소나무 앞에서는 실로 부끄럽고 또한 우리 인생들을 위해 저렇게 최선을 다해 준 사명감과 책임감 앞에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그냥 뒤로 하고 돌아 서기에는 당연히 뻔뻔할 수가 없었다. “그래, 소나무야! 네가 던진 한 마디 최선(最善)’을 주제로 한 자네의 모습을 이내 맞을 신년 벽두(新年劈頭)에 뭇 인생들과 함께 공유하여 한 해의 지침으로 나누겠노라라고 약속하였기에 지상(紙上)에 소개해 본다.
사실 지금까지 사명의 현장에서 달려오는 동안 나름의 최선(最善)’을 다했는가?”라고 물어 온다면 저 소나무처럼 당당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최선(最善)’이란 말을 남발하거나 통용하지만 과연 역사의 주인이신 주님 앞에서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필자의 자서전에 앞표지를 장식할 사진을 저 소나무를 선택한다 할지라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파란만장한 세월의 흔적들을 헤아려 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최선(最善)’이 아니라 차선(次善)’ 조차도 짊어지기 벅찬 무게일 뿐이었다.
새해를 맞으며 무언의 메신저인 저 소나무의 기대에 어떤 얼굴로 대면할지 걱정이 앞선다. 줄곧 제 자리에 버티고 서 이 모지랑이 필자를 지켜볼 저 소나무를 당당하게 대면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개 돌려 피하는 것이 능사라면 좋으련만, 이미 심장에 인 쳐진 저 소나무의 완벽한 자존감 앞에 허용 불가능일 뿐이다.
최선(最善)’, 진리의 길에서만 볼 수 있는 대단한 그림이다. 그것도 넓은 길 넓은 문이 아닌 좁은 길 좁은 문에서 통용되는 지고선의 창조이다. 그것은 절대 선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절대(絶對) ()’이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 선의 기준은 성경의 진리다. 보편적으로 신앙과 불신앙의 세계를 막론하고 최선이란 말을 쉽게 입에 담지만 그것은 우리 인생의 입장에서 자아 격려이지 섭리 주의 최선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저 소나무는 창조자의 섭리에 절대 순응한 최선이었기에 교과서적이다. 척박한 바위틈을 뚫고 반듯한 재목으로 곧게 자란 모습이 너무도 대견스럽다. 거저 신비할 뿐이다. 생각이 깊어지면서 숱한 난관에 직면할 때마다 버릇처럼 의기소침했던 지나온 인생길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입에 담으며 자신을 합리화하며 스스로 위로하려 했던 어리석음이 저 한 그루의 당찬 소나무 앞에 유구무언이다.
이제 이 등산로를 오르고 내릴 때마다 최선(最善)’의 밝은 얼굴로 저 소나무와 친한 벗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 옛날 경건한 자의 힘이 되신 주님을 앙망하며 온갖 부정의 틈바구니에서 이스라엘을 신정국의 반석 위에 세울 수 있었던 다윗의 최선을 흠모하며 새해에는 우리 모두 최선의 메신저가 될 것을 바라 저 소나무와의 약속대로 그 메시지를 대필하여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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