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한국교회 설교사(10)

옥한흠 목사의 설교세계
기사입력 2018.11.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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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은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극단을 선택하는 것을 더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균형은 실력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비결이다. 말씀(logos)과 제자훈련의 정신(ethos)과 설교에 대한 열정(pathos)이라는 균형을 가진 설교자가 있다. 바로 은보(恩步) 옥한흠(1938-2010)이다. 그는 복음주의 진영의 장형(長兄)으로서 선교단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제자훈련을 개혁주의 교회론의 큰 틀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교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교회 제자훈련사 30년의 산증인이다. “평신도를 깨운다혹은 목사들의 목사라 불리우는 옥한흠의 설교세계를 여행해보자.
첫째, 산고를 치루는 성육신적 설교이다. 옥한흠의 설교는 설교할 때마다 쉽게 준비하고 쉽게 전달하는 그러한 설교가 아니다. 그냥 해버리는 설교해치우는 쉬운 설교가 절대 아니다. 일사각오의 정신을 가지고 산모가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산고를 치루는 설교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는 달변도 아니며 선천적으로 설교를 위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설교자도 아닌 것 같다. 오로지 성령께 의지하면서 깊은 묵상과 고통 속에서 몸부림의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헤쳐 나오는 노력형 설교자이다. 산실로 들어가서 산고를 치루는 임산부와 같이, 말씀의 영감이 올 때까지 진통하며 몸부림치는 보기 드문 성육신적 설교자이다.
둘째, 예언자적 설교를 포함한 통전적 설교(holistic preaching)이다. 보수적인 계열에 속한 설교자들의 보편적인 설교의 특징은 설교가 개인적인 차원으로 끝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옥한흠의 경우는 다르다. 개인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의 균형감이 있어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인 책임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 예언자적 설교(prophetic preaching)를 외면하지 않는 설교의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고 예리한 말씀의 칼을 성도의 삶에 들이대며 지적한다. 그의 설교에서는 만유의 주온 세상의 주를 단지 나만의 주로 축소시키지 않으려는 거룩한 발버둥이 있으며, 성도와 설교자의 올바른 삶사회적 책임성의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설교의 공공성을 외면하지 않는 아주 보기 드문 균형 감각을 가진 설교자이다. 옥한흠의 설교는 개인구원의 차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또한 그리스도인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사회 속에서 잘 감당해야함을 강력하게 설교하는 설교의 공공성 영역을 잘 펼친 귀한 설교자이다.
셋째, 들리는 설교이다. 제자훈련을 성공(?) 시키기 위해서는 소위 고단백 설교가 중요한 요소인데, 옥한흠은 이것을 잘 감당했다. 그의 전 생애의 사역과 설교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옥한흠의 설교는 종종 딱딱한 빵과 같이 고도로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설교를 놓칠 위험성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의 설교가 살아있고 회중에게 들려지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회중의 삶을 어루만지는 적용력과 본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뛰어난 예화사용이다. 그러나 옥한흠 설교의 아쉬운 점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설교의 분위기가 딱딱하고, 무겁고, 직선적인 경우들이 많이 도사리고 있으며 감성적인 부분보다는 지성적인 부분이 더 강조되고 있다. 또한 강력한 말씀에 비하여 설교전달이 약화된 느낌이다. 특히 목소리에 탁음이 많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설교자들은 옥한흠을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다. 그만큼 설교자로서, 목회자로서 많은 설교자들에게 사표(師表)가 된다는 증거일 것이다. 보수주의의 대부로 여겨지는 옥한흠의 설교는 예상을 깨고 개인구원과 사회구원, 본문과 상황, 목양설교와 예언자적 설교의 통전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바로 바람직한 설교자의 모델이다. 교회를 향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을 때 설교자가 균형을 잡아서 온전한 복음을 증거 할 때 한국교회 강단은 더욱 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강단에 더욱 제2의 옥한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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