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한국교회 설교사(8)한경직 목사의 설교세계
기사입력 2018.10.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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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마다 그 시대가 요청하는 설교자의 유형이 다르다. 현대에 와서는 낮아지고 겸손하며 삶으로 설교하며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는 설교자를 원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대표적인 설교자가 바로 추양 한경직(韓景職, 1902-2000)이다. 한경직은 평남 평원군에서 태어나서, 오산학교와 숭실 전문학교, 미국의 엠포리아 대학교와 프린스턴 신학교(M. Div)를 졸업하였다. 신의주 제2 장로교회, 영락교회의 전신인 베다니 전도교회를 설립하여 부흥을 경험했지만, 입당예배를 드린 지 20여일 후에 한국전쟁이 일어나서 교인들이 피난지로 흩어지면서 부산을 비롯한 각 지역 영락교회가 시작되었다. 그는 1992년 종교 노벨상으로 알려진 템플턴상을 수상하였다. 기독교 130년 역사에서 아름답게 섬김의 삶을 살았던 거목인 한경직은 한국교회에 큰 족적을 남긴 귀한 영적인 별 이었다. 그는 ‘청교도적 신학’에 따라 ‘청렴’과 ‘청빈’을 삶의 지표로 삼았다. 한경직의 설교의 특징을 살펴보자.첫째, 삶과 인격으로 보여주는 설교이다. 한국교회 설교사에서 설교가 인격을 통하여 잘 전달된 분 중의 중요한 분이 바로 한경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병희는 한경직의 설교에 대하여 “인격의 표출이며, 인자함과 겸손함과 간절함과 성실함으로 일관 된다.”고 하였다. 특별히 한경직의 ‘온유함’과 ‘겸손함’ 그리고 ‘청빈의 삶’은 다른 설교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고매한 인격의 모습이었다. 그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의 목회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긴 재산은 “만년에 타고 다니던 휠체어와 지팡이, 겨울 털모자, 입던 옷가지, 생필품이 전부였다”고 전해지는데 김수진은 이러한 한경직의 삶을 “아름다운 빈손”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강단에서 열정적으로 설교한 설교자의 모습보다도 더 강력한 메시지였음에는 틀림없다.둘째, 교회를 세우는 설교이다. 한경직은 철저하게 교회 중심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으며,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설교를 해왔다. 그가 30년간 사역한 영락교회를 중심으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전도하고, 성도들을 교육하고, 교회가 중심이 되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민족을 복음화 시키고, 나라와 국가를 바로 세우는 비전을 가지고 교회를 든든히 서게 하는 설교를 하였다. 한경직은 설교를 통하여 교회의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차원을 강조하는 통전적인 교회론을 가지고 교회를 세우는 설교를 하였다.셋째, 말씀(logos), 열정(pathos), 그리고 인격(ethos)이 있는 설교이다. 좋은 설교나 좋은 설교자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할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바로 말씀과 내용(logos), 열정과 정념(pathos), 그리고 인격과 설교자 됨(ethos)이다. 이에 한경직은 좋은 설교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의 요소를 다 가지고 있었다. 정성구는 한경직의 설교를 가르켜 “한경직 목사의 설교는 설교학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고 평했다. 한경직의 설교에는 로고스인 “불타는 논리(logic on fire)”가 있었으며, 파토스가 있었다. 강신명 목사는 한경직의 설교에 대하여 “한경직 목사의 설교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저렇게 생명을 걸고 설교하면 이다음에 또 설교할 수 있을까 염려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설교했다”고 했다. 김준곤은 한경직의 이토스에 대하여 “그의 인품, 그의 교육과 지성, 그의 신앙, 그의 설교는 모두 표준형이고 국제규격품이다. 그래서 그는 흠 없는 것이 흠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한경직 설교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은 정권연장과 인권유린의 수단으로 담았던 1960-70년대에 ‘예언적 설교’의 부족을 언급하는 학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경직의 설교는 삶으로, 몸으로, 인격으로 설교한 ‘모범적인 설교자’요, ‘설교의 모델’이라고 후세의 역사는 평가할 것이다. 설교자에게 중요한 요소가 많겠지만 로고스, 파토스, 그리고 이토스라는 설교의 삼각형은 설교자의 영원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한경직의 설교를 ‘설교학의 교과서’, ‘국제규격의 설교’라고 평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국교회가 어려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을 때 제2의 한경직의 설교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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