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칼럼 55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기사입력 2018.06.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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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엔가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사람을 대할 때가 더러 있다. 그 화를 삭이지 못하고 표출할 때 심히 모습이 일그러지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분노는 나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입장일 때 표출된다. 내가 옳고 상대가 그르기 때문에 나는 어느 새 심판자의 위치에 있다. 누가 나에게 심판자의 지위를 주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내가 심판자의 위치에 스스로 올랐는지는 모를 일이다.
현실공간이든 가상공간이든 별반 다를 게 없다. 어떨 땐 가상공간에서 더 심할 수 있다. 과거엔 익명성에 기대어 그렇기도 했는데 지금은 실명으로도 언사가 험할 경우도 본다. 원래 글쓴이의 의도와 달리 심리게임 수준의 댓글들을 주고받으며 달아오르기도 한다. 점입가경일 때가 있다. 아들러 상담자들이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다.”고 했고, NLP에서도 모든 행동에는 긍정적 의도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목적과 긍정적 의도가 뭘까?
분노를 표출하는 이유는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견해를 이해할 수 없다. 또는 그냥 둘 수 없다. 용서할 수 없다.” 뭐 그런 뜻일까? 그렇다면 차분하게 견해가 다르다. 왜 다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하면 분이 풀리지 않는 걸까? 내가 화를 내고 내 인격의 저 밑바닥까지 다 들어내면 문제가 해결될까? 내가 화를 내고 있는 그 상대는 내가 화를 내는 진의를 사실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사람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 받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을까 싶다. 그러나 그럴 때에 그 일에 몰입하고 깊이 묵상하게 되면 분노는 더욱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가며 자라나게 된다. 묵상할 말씀을 묵상해야지 누가 나를 건드린 그 언행을 묵상하면 감정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며 위로 올라갈 뿐이다. 여차하면 인간관계를 해치게 되고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럴 때 내 감정의 긍정적 의도와 목적은 무엇일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상황을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객관적 관조라고 한다.
상담 강의 중에 상황을 하나 예를 들어본다. 참고서나 문제집을 사러 자녀와 책방에 가는 경우 책을 누가 고르는가? 요즘 부모님은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부모님이 선택하여 책을 사주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책에 대한 책임이 자녀 당사자에게 없다. 자녀가 고르게 하라고 했다. 한 분이 몇 주 지난 다음에 이렇게 말한다. 아이가 고른 책보다 부모가 고른 책이 출제 경향으로 볼 때 더 낫다고 보았지만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줬단다.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아이가 일찍 자더란다. 1등 하는 친구를 보니까 수업 시간에 졸지 않더라. 나도 수업 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 일찍 자야겠다고 하면서.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일찍 잠이 든 아이를 보고 있으니 몸에 사리 나올 것 같더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 중간고사 평균 성적이 4점 향상 되었다고 했다. 부모 눈엔 이 책이 좋은 것 같고, 잠을 줄이고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제 마음대로 하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기 어려운 내 감정의 긍정적 의도와 목적은 아이 성적 향상이다. 객관적 관조를 통해 성공한 사례이다. “화가 나서 손을 치켜드는 순간 부모의 권위가 사라진다.”(해리스, 손희승 2006)고 한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교류분석에서 하는 말이다. 내가 화를 낸다고 다른 사람이 바뀌는 경우는 없다. 그를 대하는 내 태도가 그를 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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