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갈길 험난하다

상황에 맞춰 점진적 대북제재 해제 바람직
기사입력 2018.06.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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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갈길 험난하다
지하요새 수백 개, 얼마든지 핵무기 빼돌릴 수 있어
상황에 맞춰 점진적 대북제재 해제 바람직
 
다음달 12일 싱가폴에서 미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세계 평화에 한 획을 그을 역사적 담판이 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동의하고 있다. 그 선제적 조치로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달 내에 순차적으로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보상 없이 핵실험장 폐기를 단행하는 것에 대해 세계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즉각 고맙고, 매우 현명하며 품위 있는 태도라며 반겼다. 비핵화 일정도 나왔다.
얼마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 번째 북한 방문을 수행했던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P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가 첫 임기 내에 가능하다고 비핵화의 구체적 시간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 보상을 약속했다. 또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대북 제재를 해제해 미국의 민간 자본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남한과 견줄 만한 북한 주민의 진정한 경제 번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며 미국의 대북 민간 투자를 통해 북한의 전력망 확충, 인프라 건설, 농업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며 플러스알파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핵무기 폐기의 방법까지 제시됐다.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반출하는 방안을 구체적 장소까지 정해서 제시했다. 더욱이 핵무기 해체를 미국이 직접 주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매우 빨리하기를 바란다고 핵협상의 일괄 타결 의지를 밝혔다.
또한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시설을 완전히 제거하므로 향후 핵무기 재생산의 가능성을 없애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를 강조했다. 이같은 미국의 의도대로 북핵 협상이 타결된다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같은 밑그림처럼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첫째 비핵화 과정의 걸림돌이 많다. 우선 북한은 핵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핵시설, 인력 등 북한의 핵개발이 90% 이상 '고도화'돼 있고 그만큼 광범위하다. 조기에 비핵화를 완성하기란 기술적, 절차적, 비용적으로 쉽지 않다. 핵무기를 6개 보유하고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모든 핵무기 및 HEU 관련 시설 해체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체결IAEA 사찰핵 포기 완료 선언의 수순을 2년 반이 걸렸다. 핵폐기가 단기간에 이뤄진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남아공도 북한보다 핵프로그램이 광범위하지 않았다. 특히 핵시설과 핵무기, 미사일과 비밀 기지 등을 검증하려면 대규모의 인력과 시간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협조할지도 의문이다. 미국 조야에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수미 테리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갖고 있고, 또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며, 북한에는 수백 개의 지하 터널이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100%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마지막 단계에서 달성하게 되는 북한 비핵화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충분한(Sufficient)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개수와 보관 장소, 핵시설 등은 북한이 공개하는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공개하는 핵무기·생산시설 규모가 기존에 미국이 추정했던 것보다 충분히 크다면 그 정도 수준에서 폐기하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자 염려다.
사찰 방식도 문제이다. 미국은 IAEA를 포함한 사찰단이 언제든 핵 의심 시설을 조사할 수 있는 불시사찰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직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미국은 향후 재사용가능성 차단과 핵물질 유출 우려 때문에 사전검증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사전검증이나 전문가 참관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핵무기가 아닌 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문제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완전한 비핵화란 장밋빛 목표나 선언적 의미가 아닌 조기에 실현하려는 북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가장 중요한 협상의 관건은 무엇이 먼저냐이다. 미국은 선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선 체제보장을 원한다. 과거 협상에서 늘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미국과 항상 위협당한다고 주장하는 북한 사이에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협상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또 북한은 광범위하고 긴 비핵화 과정에서 진척 상황에 따른 보상을 원한다. 미국은 보상이 북한의 핵무력 완성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여기므로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기본 정책으로 설정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주장한 단계적, 동시적 해법에 대해 당신이 X를 주면 우리가 Y를 주는 방식은 이전에도 해온 방식으로 계속해서 실패했다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일괄 타결하기를 원하지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과연 단번에 완전무장해제하면서 미국을 믿을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최근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것이나 핵을 포기한 리비아 카다피의 최후 등을 북한은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다. 따라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원하는 북한과 일괄타결을 원하는 미국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는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핵의 규모가 남아공 등 다른 어떤 사례보다 훨씬 크고 발전돼 있는 만큼 아무런 보상 없이는 협상이 힘들기 때문에 북미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 입장에서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12년의 기간을 그저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양측이 접점을 찾는다면 가장 유력한 방법이 북한의 특정 조치에 대한 경제적 보상보다는 대북제재의 부분적 해제가 이뤄질 수 있다. 자본 투입이나 경제 지원 전 단계인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수준에서 북미가 합의를 이룬다면 비핵화에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이 얼마만큼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지도 변수이다. 비핵화에 대한 기대와 압박에 못 이겨 실효성 없는 정치적 합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국의 협력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북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가장 불안한 쪽이 중국이다. 북한 비핵화 이후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나아가 미·북 수교까지 이어진다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더구나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이 더욱 중요한 국면이 됐다. 더욱이 중국은 주한미군이 당초 북한 견제를 위해 주둔했지만 최근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 대중 견제용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사라지면 무엇보다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패싱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일본은 한국과 미국에 일본인 남북자 문제 해결을 의제로 넣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오며 훼방꾼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미정상회담을 보는 시각도 좋지 않다. 최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안정이 기다리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고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핵을 30년 가까이에 걸쳐 죽을 각오로 개발했는데 손을 뗄 리 없다면서 북한은 이후 계속 협의하며 시간을 벌고, 제재 해제 및 경제 지원을 이끌어내 핵 보유국으로서 살아남을 계획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주변국을 한반도 비핵화성사에 우호적인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동의 가능한 공동의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 향후 북핵 폐기과정에서 일정한 역할분담을 맡기는 등 진정성있는 협력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북미정상회담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는 성경말씀이 참으로 와 닿는다. 몇 해 전까지만해도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로 무장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는 소리 앞에 아연 실색하지않았던가. 하지만 우리는 지금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희망의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란 선한 뜻을 잃지 않고 반세기가 넘도록 불철주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 온 하나님백성의 기도탓이다. 따라서 섭리신앙을 갖고 더욱 우리 자신을 깨끗이하고 민족의 하나됨을 놓고 뜨겁게 기도할때이다.
/ e뉴스한국 정보수집팀. 자문=하현덕 박사 duck10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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