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교수의 인물로 본 한국교회 설교사(2)

길선주 목사의 설교세계
기사입력 2018.04.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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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한국교회 설교사(2)
길선주 목사의 설교세계
 
기독교가 말씀의 종교인 한 기독교는 설교의 종교이다. 왜냐하면 한 시대의 설교는 그 시대의 사상을 대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족과 교회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구원의 복음을 전파한 한국인 최초의 목사 중의 한분이요, ‘한국교회의 아버지인 영계(靈谿) 길선주(吉善宙, 1869-1936)의 설교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1. 시대적 배경과 길선주의 생애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구한말 조선 땅은 흑암 중에 있었다. 그러나 종교적으로 선()이나 유교, 불교가 쇠락기를 맞이하면서 조선은 종교적으로 진공기를 맞이했다. 이때 서양선교사들이 1800년 말에 입국하여 복음을 전파함으로 이 나라에 서광이 비치고 막 개화(開花)하려던 때에, 다시금 일제의 침략으로 된서리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별히 일본에 의해 1905년 을사조약(乙巳條約)이 강제로 체결되었고, 1910년에 급기야 한일합방(韓日合邦)이 되었다. 그러나 191931일 만세운동이 실패로 돌아가 한민족의 마음에 한()은 더욱 가중되어서 나라를 회복할 소망조차 제거된 상태에 있었다. 그리하여 의식있는 지도자들은 만주, 중국 미국 등으로 대한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이 일로 인하여 교회는 더욱 심하게 핍박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절망적인 분위기 가운데서도 한국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1907년에 일어난 평양대부흥운동이다. “이 운동은 불신자들이 회심을 하는 운동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자들의 영적인 갱신(renewal) 운동 이었다는 점이 다른 운동과 구별될 만하다. 이 운동의 주역이 바로 길선주이다. 그는 부흥운동가로, 사회개혁가로, 그리고 독립운동가로 특별히 위대한 설교자였다. 한국교회의 아버지로 추앙되는 길선주는 1869년 평안북도 안주에서 길봉순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웠고 종교적 편력이 다양했다. 서양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던 중, 친구인 김종섭이 준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 진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었다. 그는 하나님이 참 신인지 기도해 보라는 친구의 권유에 따라 기도하던 중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1897년에 이길함(Graham Lee) 선교사로 부터 세례를 받아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33(1901) 되던 해에 장대현 교회 장로가 되었다(1902년에는 목사가 되는 것을 전제로 조사가 되었다). 1903년 평양신학교에 입학하여 1907년 제1기로 졸업하였고, 독노회에서 안수를 받고 장대현 교회에서 시무를 시작했다. 그는 장대현 교회에서 20년간 시무하면서(1927년 사임) 전국 교회에서 부흥사경회를 인도하였고, 19351110일 평서노회 사경회를 인도하고 마지막 설교를 마친 후 뇌일혈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길선주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 유독 많다. 유불선을 섭렵한 구도자, 3·1독립선언문의 33인중 한사람인 독립운동가, 평양대부흥운동의 주역, 새벽기도의 창시자, 한국의 스폴전, 퓽류시인, 한국의 토착화 신학자, 한국장로교회 보수주의 신학사상 형성에 초석을 놓은 사람으로, 주기철과 함께 한국 근대인물 100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어보다 길선주의 정체성은 1907년 목사안수 후 마포삼열 후임으로 2-3,000명에게 심령을 울리는 장대현 교회의 설교자로, 전국 방방곳곳을 다니면서 복음을 강력하게 증거한 위대한 부흥설교자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 길선주의 설교 특징들
첫째, 길선주의 설교는 선교사들이 전해준 삼대지 주제설교의 전형적인 형태였다. 김운용은 1910-1930년대에 크게 설교사역을 감당한 길선주를 비롯한 한국인 설교자의 설교특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그 당시 한국인 설교자들의 설교는 초기 선교사들의 설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설교는 선교사들로부터 설교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대지로 구성된 주제설교방식으로 설교했다고 했다. 이는 평양신학교를 설립하고 신학생 길선주에게 신학사상을 전해준 마포삼열 선교사를 비롯한 그 당시의 선교사들의 신학과 설교학의 영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초기 선교사들에 비하여 길선주의 설교는 본문을 떠나지 않으려는 치열함이 그의 설교 속에 있었다.
둘째, 영성에 기초한 목양설교(pastoral preaching)이다. 목양설교란 성경본문에 근거하여 회중에게 영적인 감동과 감성적인 위로를 줌으로 회중이 깊은 슬픔과 고통에서 빠져나와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오게 하는 설교이다. 길선주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수난으로 인해 허탈과 좌절에 빠진 한국 사람들의 가슴에 삶의 용기와 확신을 주고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한국 설교자로서는 최초의 목양설교를 하였다.
셋째, 말세신앙을 강조하는 종말론적 설교였다. 1920년대에는 삼일운동의 실패로 인해 그리스도인을 비롯하여 전 국민이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 당시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의 주제들은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개인구원의 강조, 현세에 소망을 두는 설교보다는 주님의 재림에 초점을 맞추는 내세지향적인 종말론적 설교가 부각되었다. 이러한 설교사상에 불을 지핀 장본인은 바로 길선주였다. “그는 구약을 30독 하고, 신약을 100독 하고, 특히 요한계시록을 1 만독하면서 성경에 입각한 종말사상을 가졌다. 그는 말세에 관한 성경적인 깊이뿐만 아니라, 긴박한 재림의 징조, 시사적인 정보, 그리고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전 천년설에 입각한 재림에 관한 종말론적인 설교를 주로 하였다. 그러나 그의 종말론적인 설교는 단순히 현실 도피적인 성격을 가지고 피안(彼岸)의 세계에 대한 단순한 동경이 아니다. 주의 긴박한 재림에 대한 종말론적인 신앙을 가지고 현실세계에서 더욱 건강하게 살라는 생활지침을 내놓으면서 민족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면서 설교하는 설교자였다.
넷째, 설교신학의 이론이 분명히 정립된 설교였다. 길선주는 평양 장대현 교회 목회를 마무리하고는 전국을 누비면서 민족혼을 깨우고 심령을 소생케하는 행동파 부흥사였지만, 설교에 대한 설교신학적 이론을 잘 구비한 설교자이다. 1926년에 출간한 그의 설교론인 강도보감(講道寶鑑)은 길선주의 다수의 설교와 설교이론이 소개되어져 있다. 1925년 곽안련 선교사의 강도요령이 출판된 다음해에 그의 설교론 책이 발간된 것으로 보면 개화기에 한국인으로서 위대한 설교의 문무(文武)를 겸비한 설교자로 평가할 수 있다.
 
3. 나가는 말
길선주의 족적과 설교는 한국교회의 이정표를 놓았다. 복음을 전하고자하는 열정, 성경연구에 대한 깊이, 평양대부흥운동의 주역, 그리고 시대를 보는 종말론적인 시각은 탁월하였다. 그당시 한국인으로서 설교론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설교자가 그리 많지 않음을 볼 때, 설교의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길선주 설교자의 모습은 한국교회 강단에 좋은 모본이 될 것이다. 설교의 실제만을 강조하면 설교의 탈선을 부르게 되고, 설교의 이론만 강조하면 설교의 활력을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는데 100년 전의 길선주의 설교론은 현대 설교자들도 길이 참고 할만하다. 이에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제2의 길선주의 탄생을 기다리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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