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효 목사의 목양칼럼 |'변혁의 시대'

기사입력 2018.02.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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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효 목사의 목양칼럼 |
변혁의 시대
 
요즘 들어 어수선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는 마치 거미줄 같이 얽히고설킨 듯한 재빠른 흐름들이 시작도 끝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은 웬일인 것일까? 그렇다고 가슴에 와 닿는 뜨거움도 없다. 심장을 뜨겁게 달구는 애틋한 그 뭔가도 없다. 그저 허전하다. 준거도 푯대도 없는 요상한 변혁의 급물살은 거대한 물결로 넘실거리며 강한 위압감을 조성하는 듯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침묵의 적막 속에 혼란의 마찰음만이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저기 핏대 세운 잡음들이 주도하려 하지만 역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논리를 앞세운 증명들이 노 저어 가려 하지만 변혁이란 허울 좋은 얼굴로 밀려오는 급물살에 침몰되고 만다. 경험 많은 항해사들의 항해술도 노련한 선장들의 리더십도 속수무책이다. 나름 변혁의 필살기를 뽑아 든 역사의 주자 또한 진정한 변혁의 진실 앞에 무능의 벌거숭이로 수치를 드러낼 뿐이다.
여기서 한 사람이 기억난다. 사백 명의 선지자들이 시드기야 선지자를 앞장세워 거짓 예언으로 아합 왕 앞에 빌붙어 아부 떨고 있을 때 미가야 선지자는 거짓 선지자 시드기야에게 뺨을 맞고 아합 왕의 엄명하에 고생의 떡과 고생의 물을 먹고 마시면서도 아람과의 전쟁에 출전하는 아합 왕을 향해 비명에 전사할 것을 제시하고 지금이라도 변혁의 칼을 뽑아 들고 하나님께로 돌아 설 것을 암시해 주었던 진실에 주도된 사명자를 말이다.
또 한 사람이 있다. 거짓 선지자 하나냐에게 맞서 남조 유다의 시드기야 왕 앞에 국가의 위기와 국제 정세를 정확히 제시하며 하나님의 징계를 피하지 말 것을 경고했던 예레미야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북조와 남조에 거국적으로 일어났던 두 선지자의 시대 모두 진정한 변혁의 과제가 심각했던 국가적 위기 상황이었건만 이를 완강하게 외면했던 당대 최고 권력자들의 불신앙과 안일주의, 그리고 선지자로서의 소명적 양심마저 정치적 기득권에 팔아버린 종교지도자들의 교권주의는 국가의 위기를 평화로 포장하여 절대 안전을 유포하면서 길 잃은 백성들을 유린하지 않았던가?
변혁이란 참된 의미를 사회에 적용했을 때,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적 모순을 급격하게 바꾸어 새롭게 하려는 의도된 역동성을 일컫는 말이다. 오랜 동안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착되어 온 사회적 정의나 윤리에 위배된 사회적 모순을 배제하려는 정당성이 근간이 되었을 때 사회적 변혁은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 기독자의 신앙세계에서는 성경적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체제나 제도 내지는 그 어떤 사회적 합의에 의해 계승되어 온 사회화 과정의 전통이나 관습이라 할지라도 변혁의 영역에서 자유 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 변혁의 의미보다는 오히려 개혁의 의미가 강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절대적 준거가 배제된 사회화는 그것이 아무리 그 사회의 정의와 윤리 규범에 정당성이 입증된다 해도 반드시 변혁이나 개혁의 정제 과정을 성경적 준거에 의해 실천되어야 한다는 여지를 남길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이든 변혁의 과제 앞에 제외 될 성역이 없겠지만 특히 현재 남북의 정전 상태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긴장 사회는 변혁의 역사를 열어가야 된다는 시대적 요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온 민족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변혁의 여지를 남긴 채 화해의 손을 내밀 수는 없다.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이다. 남조 유다의 여호사밧 왕이 북조 이스라엘의 아합 왕과 그의 아들 아하시야 왕 제위 기간에 맺었던 동맹이 양국의 화평을 이끌어 냈지만 북조의 이교적 영향력과 하나님의 진노는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가야적 사명자가 이끄는 변혁의 시대를 소망하며 직면한 국가적 염려와 절박한 현실의 교회적 위기를 주님의 손에 의탁하는 한 작은 목자의 심장 박동으로 공감해 주길 바라며 함께 새벽을 깨워 주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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