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연 교수의 성경을 노래한 작곡가(11)

민족을 품은 작곡가 드보르자크(1)
기사입력 2022.05.12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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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작품에 기독교와 관련된 곡이 많이 있는데 그 곡들을 작곡한 사람들은 정말 신앙이 있는 사람들인가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는 모든 예술가의 작품과 관련한 질문일 수 있으며 비단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 관한 질문일 수 있다. 사실 이 질문의 답은 하나님만 아시는 문제일 것이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순수성을 어찌 사람이 판단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들이 남기고 있는 작품 속에서 시대를 초월한 감흥이 이어지는 것은 그들의 신앙을 배제하고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 특히 이들은 종교인이 아니라, 그들이 느끼는 신앙을 표현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런 관점에서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우선 그의 생애를 보면 184198일 보헤미아의 프라하 북쪽에 위치하는 넬라호제베스 (Nelahozeves)에서 여관과 정육점을 경영하는 부모의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교회의 성가대에도 참가하여 그의 재능을 나타내었으며, 체코에서 보편적으로 듣고 느낄 수 있는 민속음악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후에 그의 음악적 배경이 되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사정으로 생업을 위해 독일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리만 (Antonin Liehmann)을 만나게 된다. 리만은 독일어 교사이며 오르간 연주자이며 개인 악단의 지휘자이다. 드보르자크는 그에게서 음악가로서의 기초를 배우면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리만은 드보르자크의 재능을 살리기 위하여,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그의 아버지를 설득하여 프라하의 오르간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리하여 드보르자크는 본격적인 음악 수업을 받게 되었다.

 

드보르자크는 40세가 되어서까지도 교회 음악인으로서의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전 생애를 통하여 끊임없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하고 그것을 그의 음악에 반영한 경건한 작곡가였다. 그는 합창곡과 성악 작품들을 전례적(典禮的) 가사 즉 예배음악으로 곡을 쓰거나 종교적 주제를 사용했는데 그것은 그의 생애를 통한 일관된 모습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신실한 신앙의 단면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스타바트 마테르(슬픔의 성모/Stabat Mater) 이다.

드보르자크가 어느 정도 작곡가로 서의 기반과 명성을 얻었을 때 그의 어린 딸 요제프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던 딸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서 채 깨어나기 전에 이번에는 생후 11개월 된 딸 루제나가 사망했으며 그리고 또 얼마 후 생후 36개월의 큰아들 오타카르가 수두로 죽는 엄청난 불행이 닥쳤다. 그는 이 모든 아픔을 신앙을 통해 극복하였는데 이때 Stabat Mater를 작곡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토록 쓰라린 경험이 오히려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올려다보며 가슴 메어버린 예수 어머니의 슬픔을 훌륭한 음악으로 탄생시킬 수 있도록 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드보르자크의 Stabat Mater는 깊은 신앙심에서 배어 나온 교회 음악임이 틀림없지만, 이 곡을 대하는 이들에 대한 그의 음악적 배려는 오히려 종교를 초월하여,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따라서 이 곡에는 드보르자크의 독실한 믿음과 고뇌가 강렬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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