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연 교수의 '성경을 노래한 작곡가 (1)'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5-1594)
기사입력 2021.01.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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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평가하는 것 중 우선 외모를 보고 판단하기도 하고 혹은 주변의 친구를 보아서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명확한 것은 그들이 살아온 흔적을 되돌아보아 평가된다. 작곡가의 경우 그들이 살아온 배경과 함께 남겨진 작품들을 보아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성경 말씀을 노래한 작곡가를 살펴볼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작곡가는 르네상스의 작곡가 팔레스트리나라 할 수 있다. 팔레스트리나는 자신의 모든 삶을 음악에 바쳤고, 그의 음악은 성경을 노래하는 도구로 사용하였으며 그의 열정은 아주 뜨거웠으며 그의 음악은 그 자체로 르네상스 시대 교회음악의 규칙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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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을 때 교황 바오로 3세는 교회 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혁을 시도하였는데 이것을 가리켜 반종교개혁이라고 한다. 1542년 이탈리아의 트렌토(Trento)에서 종교회의가 열렸는데 이 회의는 17년 동안 지속하였다. 이때 교회음악에 대한 문제점들을 논의하였는데 당시의 교회음악에 세속적인 샹송을 모방하고 세속선율을 미사의 정선율로 사용하는 하는가 하며,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게 하는 복잡한 대위법 음악과 악기의 사용 그리고 가수의 나쁜 발음, 경건치 못한 태도 등이 지적되었다. 종교회의의 참석자들은 다성음악(polyphony music)을 폐지하고 단선음악(monophonic music)만을 예배에 사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당시의 음악가들은 이러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다성음악의 문제점을 해소할 방안들을 모색하였다. 따라서 음악은 예술성보다는 예배를 위한 경건 성이 우선시 되었다. 팔레스트리나는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다성음악으로 종교회의에서 지적되었던 요소들을 해소하고 교회음악을 최고의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작곡가였다.
팔레스트리나는 400여 개의 모테트(Motet)를 남기고 있으며 가사는 대부분 성경에서 인용된 안티폰(교창/Antiponal) 또는 레스폰소리움(응답송/Responsorium) 가사에 기초하였다.
그의 104개의 미사곡에서는 모테트와는 달리 르네상스의 모든 작곡 기법이 활용되고 있으며 페르디의 기법도 보인다. 한편 팔레스트리나는 마드리갈도 다수 남기고 있는데 이 장르는 당시의 인기 있는 대표적인 세속음악으로서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하기도 하고 풍자와 해학, 그리고 목가적인 서정시를 노래하며 궁정의 사교모임에서 불리기도 했다. 그가 즐겨 쓴 마드리갈은 마드리갈 스피리투알(madrigal spiritual)인데 이것은 ‘종교적 마드리갈’이라는 것으로서 세속음악과 종교음악의 구분이 모호하였다. 이 종교적 마드리갈의 대부분은 신앙에 대한 간증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혹은 하나님의 계시로 인하여 영적인 신앙과 믿음의 표현으로 쓰인 곡이다. 그런데도 세속음악이란 이유로 말년에 마드리갈을 작곡한 것에 대하여 후회했다고 한다. 팔레스트리나의 양식은 아카펠라(무반주) 양식 혹은 교회음악 양식의 종착지이다.
현대의 음악 비평가 마시모 밀라(Massimo Mila:1910- 1988)는 “극히 경건한 영혼이, 탁월한 균형 그리고 대위법과 화음의 혼연일치로써 그 (음악적) 형식에 생기를 불어넣을 때는 하나님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에 빠진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는 고요한 만족감 속에 즐기게 되는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1594년 2월 2일 로마에서 늑막염으로 사망했다. 그가 죽은 뒤 그의 묘비에는 <음악의 황제(Princeps Musicae)>라는 찬사가 바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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